콩콩이의 미디어노출 안하기. 결국은 부모를 위한 영유아 미디어노출

TV, 유튜브 등 미디어 노출을 최대한 늦게 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

 

결혼하기 전과 아이를 낳기 전, 식당이나 카페 등등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가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만지고 유튜브를 보고 그때까지만 해도 알 수 없는 애니매이션을 보는 모습들이었죠. 

 

어른들도 다루기 힘든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만지는 대단한 아이?!

하지만 막상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나니, 모든 것은 부모를 위한 것이었더라고요. 엄마, 아빠가 편하게 밥 먹기 위해서 보여주고. 편하게 청소하기 위해서 보여주고. SNS 등 쉬려고 보여주고 등등

 

적어도 아이가 뭘 보는 시간에는 덜 집중해서 놀아줘도 되니까, 때론 안 놀아줘도 혼자서 잘 노니까 등등 보여주는 이유는 만들면 끝이 없습니다. 

일단은 보여주지 말자. 결국은 보여주겠지만, 포기가 아닌 시도로 생각해보자.

저희 부부는 결과적으로 "보여주지 말자"였습니다. 식당에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번갈아가면서 밥을 먹고, 번갈아가면서 놀아주고, 번갈아가면서 개인 시간을 갖는다면 최대한 안보여주거나 혹은 늦게 보여줄수 있을거라고 생각 했어요. 물론, 이 결정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좀 더 힘든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러곳에서 말해주듯이 너무 이른 미디어 노출은 아이의 발달을 방해한다는 걸 믿고 집에선 TV를 켜지 않고, 핸드폰으로 유튜브 등은 보여주지 않았죠. 

 

결과는 아직까지는 만족 스럽습니다. 미디어를 보는 시간만큼 대화를 하고 같이 놀다보니, 또래 아이들에 비해 언어의 습득력은 물론 표현력도 다양해 졌고 간혹 나름 논리적(?)으로 말하는 아이를 보면 대견하기도 하니깐요. 

 

미디어노출이 늦으면 늦을 수록 좋은 이유?

첫번째로는 아이 두뇌의 피곤함입니다. 책을 읽어주거나, 잔잔한 음악을 틀어줬을때와는 달리 자극적이고 강렬한 자극을 상대적으로 받게 되는데 이는 노출되는 중에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두뇌를 피곤하게 합니다. 실제로 유튜브를 보는 아이들은 대부분 일방향적으로 보고만 있을뿐,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있죠. 우리가 TV를 예전부터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각조차 안하게 되고 이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읽는 능력, 조절능력 등 다양한 면에서 상호작용을 떨어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로는 시력적인 부분 입니다. 영상 미디어는 대부분 시각적으로 강렬한 자극이며, 사진과 같이 고정되지 않은 움직이는 동적영상으로 장시간 보게되면 시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특히, TV가 아닌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 이동하면서 보게되는 영상은 더욱 더 시력에 좋지 않은 자극을 주게 됩니다.

평생 안 보여 줄 수도 없고, 결국은 보게 될텐데

어린이집에 가면 결국은 보게 될겁니다.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가정에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 한겁니다. 저희 부부도 평생 아이에게 영상 미디어를 안 보여줄 계획이라기 보단, 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영상 노출을 하더라도 저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TV와 같이 고정되어 있는 매체를 통한 교육을 할 예정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요즘 시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행 되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시간의 개념이에요.

 

 

저 바늘이 숫자 5로 갈 때까지만 보는거야. 그 이후에는 아빠랑 책을 읽자

위와 같이 이를 보는건 무한이 아닌 정해진 시간 동안에만 보고, 그 이후에 할 행동들에 대해 설명해 줌으로써 아이에게 이 활동이 끝나더라도 다른 놀이를 할 수 있다라는 점을 끊임없이 인지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물론 쉽지 않아요. 하지만 계속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합니다. 처음에는 더 보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나지만, 이제는 울먹거리며 말하는 수준까지는 왔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보여주지 않으니, 집이 아닌 곳에서는 영상을 보여달라는 떼를 쓰지 않습니다. 아주 긍정적인 부분이에요. 

 

쉽지는 않아요. 아빠인 저도 엄마인 아내도 하루에도 몇 번씩 스마트폰 줘버리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 할 수 없고 그간의 노력들이 아이의 발달과 표현력의 풍성함으로 나타나고 있으니 만족 스럽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미디어 영상노출을 위한 훈련들과 앞으로의 노력 등을 중간 중간 육아기록에 담아 볼게요!